“바다는 모든 것입니다. 그 숨결은 순수하고 건강합니다.” 쥘 베른의 해저 2만리에서 네모 선장은 바다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150년이 지난 지금, 그 숨결은 예전 같지 않습니다. 기후가 흔들리고 지구가 앓고 있으며, 그 열의 대부분을 받아내고 있는 것이 바다입니다.
우리는 지구의 회복이 바다의 회복에서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바다를 치유하는 일은 선언이 아니라 기술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바다를 관측하고 이해하는 기술, 그리고 바다와 육지에서 쓰이는 에너지를 더 깨끗하게 순환시키는 기술입니다.
왜 사용후 배터리인가
ARC(Adaptive Research Corp.)는 제주에 기반을 둔 메카트로닉스 엔지니어링 회사입니다. 임베디드 시스템(지능형 하드웨어) 기술로 바다와 에너지의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우리의 일입니다.
우리가 사용후 배터리에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배터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언제나 편리함을 향해 움직여 왔고, 선 없이 에너지를 쓴다는 것은 한번 누리면 되돌릴 수 없는 편리함입니다. 배터리는 앞으로 더 작아지고, 가벼워지고, 안전해지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고, 그럴수록 우리는 배터리를 더 많이, 더 가까이 쓰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이 손으로 들고 옮길 수 있는 크기의 배터리 단위에 무한한 확장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전기차에서 첫 생애를 마친 배터리를 해체할 수 있는 최소 단위로 되돌려, 바다와 육지의 새로운 현장에서 다시 일하게 만드는 것. 지금 그 단위는 전기차 플랫폼의 배터리 모듈이고, 기술이 그보다 작은 단위를 만들어내면 우리의 일도 그곳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ARC Current는 그 여정에서 우리가 모으고 배우는 것들을 기록하는 공간입니다.
흩어져 있는 정보들
사용후 배터리 시장에 관심을 가져본 사람이라면 알 것입니다. 이 분야의 정보는 놀라울 만큼 흩어져 있습니다. 재활용 업계의 소식은 소재 산업 뉴스에, 재사용과 재제조는 환경 정책 자료에, 인증과 규제는 부처별 고시에, 가격은 광물 시세 사이트에, 안전과 진단 기술은 학술 논문에 각각 따로 존재합니다. 시장의 전체 그림을 보려면 매번 여러 곳을 뒤져야 하고, 영문 자료와 국문 자료 사이의 간극도 큽니다.
ARC는 이 분야에서 일하는 회사로서 어차피 이 정보들을 계속 추적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모으고 정리한 것을 공개적으로 기록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그것이 이 블로그의 출발점입니다.
무엇을 다루는가
ARC Current는 다음 여섯 갈래를 꾸준히 다룹니다.
- 재활용: 소재 회수 기술과 국내외 재활용 업계 동향
- 재사용·재제조: 리퍼비시, ESS, 모빌리티 전환 등 배터리의 두 번째 생애
- 정책·규제·인증: 국내외 제도 변화, 인증 체계, 물류 규제
- 기업 동향: 대기업보다는 국내외 스타트업의 움직임에 무게를 둡니다
- 안전·기술: 화재와 열폭주 같은 안전 이슈, SOC/SOH 추정과 진단 기술
- 공급 데이터: 사용후 배터리 발생량과 흐름에 관한 공공 데이터 정리
발행은 주 1~2회, 모든 글은 한국어와 영어로 함께 제공됩니다. 광물 시세를 매일 갱신하는 시세 페이지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마치며
이 블로그는 완성된 답을 내놓는 곳이 아니라, 움직이는 시장을 계속 따라가며 기록하는 곳입니다. 네모 선장의 배가 그랬듯, 계속 움직이겠습니다.